[창간 4주년/기업사회공헌 현장을 가다] 이마트 희망장난감도서관, 0~7세 아이 놀이부터 보육까지

입력 2014-10-02 11:11 수정 2014-10-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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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장난감 대여방·공부방 등 갖춰… 베이비마사지 등 교육프로그램 인기

▲생활공예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와 엄마가 몰드를 확인하고 있다.장세영 기자 photothink@
세종시 도담동 주민센터 1층에서는 아기 냄새가 난다. 무릎 높이를 겨우 넘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 냄새는 더욱 짙어진다.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이마트 희망장난감도서관 세종관 21호 첫인상이었다.

◇아기 천국…“집에 가기 싫어요”= 22일 아침, 김혜림 선생님은 “아이들이 오기 전에 청소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바쁘게 움직였다. 청소할 필요 없이 깨끗해 보였지만 김 선생님은 “아이들 건강을 위해 출근 후, 점심시간, 퇴근 전에 소독제를 이용해 청소를 꼭 한다”고 설명했다.

1시간 안에 청소해야 하는 공간은 222㎡. 바닥 매트가 깔린 놀이공간, 도서관 서고처럼 꾸며진 장난감 대여방, 아기침대와 소파가 마련된 수유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부방으로 오밀조밀하게 채워져 있다. 선반에 친환경 소독제를 뿌리고 닦으니 라벤더 냄새가 아기 냄새를 덮었다.

그러나 아침 10시, 문을 열자마자 바로 다시 아기 냄새가 이겼다. 10여명 아기들이, 산책나가는 강아지 표정으로 장난감도서관에 뛰어들어면서부터다. 아기들은 특히 모형 집을 좋아했다. ‘러닝홈’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형 집 안에서는 쉬지 않고 웃음소리가 터졌다.

트램플린과 미끄럼틀에서도 아이들이 놀이터마냥 웃고 떠들었다. 4살 유진이는 “엄마가 자꾸 집에 가자고 해서 속상하다”며 “치타 인형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4살 정빈이도 “집보다 장난감이 훨씬 많아서 좋다”며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매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생 정빈이와 놀아주던 7살 정송이는 “너무 아기들 장난감밖에 없어서 레고 블록이 있으면 좋겠다”며 자못 어른스러운 척을 하기도 했다.

아기가 자라는 속도만큼 시간은 훌쩍 간다. 점심 휴식시간이 가까워지자 아이들은 밥 먹자는 엄마의 재촉에 마냥 아쉬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맞벌이 부모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난감을 빌려갈 수 있도록, 장난감도서관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대신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쉰다.

실제로 정오가 되자 정장을 입은 엄마ㆍ아빠들이 몰려왔다. 특히 목록을 적어 온 아빠들이 많았다. 5살 남자아이 준호를 키우고 있다는 아빠는 “장난감을 사 줘도 아들이 2~3주 후에는 싫증을 낸다”며 “장난감도서관에서 종류별로 자동차를 빌려다주는 중인데, 아들이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하루 대여되는 장난감은 30점에서 50점에 달한다.

◇베이비 맛사지, 생활공예…다양한 프로그램 인기 = 신세계이마트 희망장난감도서관 21호인 동시에 ‘신세계이마트 공동육아나눔터’ 1호인 세종관에서는 매일 베이비맛사지, 요리, 미술, 도예, 음악 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날 오후에는 생활공예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석고와 에센셜 오일을 이용해 친환경 방향제를 만드는 작업은, 굳히는 시간을 제외하면 10분만에 완성되는 간단한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기들과 함께 하는 일은 절대 간단할 수 없다. 석고 만들기보다 공룡 모양 몰드에만 관심을 보이는 아이, 말랑한 석고를 온몸에 묻히고 좋아하는 아이… 아이들도, 엄마도 즐거웠다.

지역사회에서 베이비맛사지, 생활공예 등 희망장난감도서관 프로그램 인기는 높다. 보통 10명 내외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데, 대부분 하루 이틀 안에 마감된다고 한다.

이날도 엄마들은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와 기다렸다. 3살 민호를 데리고 온 민호엄마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 문화센터보다 더 좋다”며 “지금 7개월인 민호 동생이 조금 더 크면 베이비맛사지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역시 즐거웠지만, 뒤처리를 생각하니 걱정을 안 할 수는 없었다. 봉사자들도 웃는 표정이지만 분주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장난감도서관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이기도 해서, 봉사자 2분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다. 현재 21호점 근처에는 아직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 등 점포가 없기 때문에 자원봉사는 전적으로 지역사회에 기대는 상황으로, 희망장난감도서관 인기에 비하면 일손이 부족해 보였다. 빠르면 올해, 세종시에 이마트가 출점하면 이마트 봉사단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아이들도 돌아가는 저녁, 희망장난감도서관의 하루는 대청소로 마무리됐다. 장난감을 하나하나 소독기에 넣고, 선반부터 바닥까지 쓸고 닦고 소독한다. 꼬박 1시간이 걸렸다. 2시간 넘게 달려 서울로 돌아온 저녁까지 옷에서 아기 냄새, 라벤더 소독제 냄새가 났다.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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