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K-OTC시장에서 출범일인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하루 평균 40만3000주가 15억3000만원 규모로 거래됐다.
거래 종목 수는 22일 기준 124종목으로 프리보드 보다 2배가량 증가한 가운데 일평균 거래대금은 K-OTC시장 출범 전인 지난 7월 프리보드보다는 16배, 지난해 9월보다는 18배 넘게 증가했다.
K-OTC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은 22일 기준 37조2000억원으로 70배 이상 증가했다.
K-OTC시장 거래가 활발할 수 있었던 것은 K-OTC시장 최고 스타주인 삼성SDS와 같은 대형주가 대거 거래 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시장 출범 이후 183억8000만원어치 거래돼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67%를 차지했다. 이는 두 번째 큰 규모로 거래된 미래에셋생명보다도 13배 이상 많은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이자 삼성전자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달 초 공시한 삼성메디슨은 지난 11일 새로 지정돼 거래일 수가 출범 첫날부터 거래된 종목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거래대금은 세 번째로 많은 10억9000만원이다.
삼성SDS 주가는 주당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된 개장 첫날 기준가보다 602% 급등한 33만4000원으로, 개장 첫날 가중평균 주가보다도 40% 올랐다.
이런 주가를 기준으로 한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25조8000억원이다.
K-OT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시총 6위인 네이버(26조원)의 뒤를 이어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삼성SDS의 이같은 독주가 오히려 K-OTC 시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SDS의 경우 정규 시장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SDS 상장 이후 공백을 극복하는 것이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
실제로 K-OTC시장 출범 이후 전체 124종목 가운데 81종목은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삼성SDS가 꾸준하게 거래돼 시장 거래가 기대 이상으로 잘 됐다”며 “거래가 많다는 것은 이 시장에서 관찰되는 가격의 객관성이 높다는 뜻이므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황 실장은 “다만 현재까지는 '삼성SDS 특수'에 따른 반짝 효과일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SDS가 빠져나가고 나서 시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거래 수요가 있는 기업을 K-OTC시장에 지속적으로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