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사진> 리홈쿠첸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알렸다. 밥솥에 이어 ‘인덕션 히팅(IH)’ 전기레인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대표이사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밥솥업계 라이벌이자 같은 2세 경영인 구본학 대표가 이끄는 쿠쿠전자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홈쿠첸은 1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국형 3구 IH 전기레인지인 ‘쿠첸 IH스마트레인지’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2011년 1구 IH전기레인지 출시에 이어, 2013년 ‘하이브리드레인지(IH+하이라이트)’를 선보인 리홈쿠첸은 이번 IH스마트레인지 출시로 국내 최초로 전기레인지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눈길을 모은 것은 그동안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이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날 IH스마트레인지 신제품 소개와 함께 리홈쿠첸의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2세 경영인인 이 대표가 전기레인지 사업에 갖고 있는 자신감은 상당했다.
이 대표는 “향후 리홈쿠첸의 신성장동력은 IH스마트레인지를 포함한 전기레인지 사업”이라며 “내년까지 전기레인지 사업에서 매출 350억원을, 오는 2017년엔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지난해 출시한 하이브리드레인지는 올해까지 1만7000대가 팔리며 점차 호응을 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리홈쿠첸 리빙사업부와 유통사업부에서 내년까지 매출 45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생활가전업계게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밥솥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리홈쿠첸과 쿠쿠전자와의 경쟁이다. 특히 쿠쿠전자도 2세 경영인인 구본학 대표가 이끌고 있는터라, 이 같은 이 대표의 행보는 본격적인 2세 경영 경쟁의 돌입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타사(쿠쿠전자)’와의 지적재산권 규모를 직접 비교하는 등 쿠쿠전자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홈쿠첸과 쿠쿠전자는 최근까지 전기밥솥 증기배출장치 기술과 관련해 특허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이 대표가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IH전기레인지 분야도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달 말께 쿠쿠전자가 IH전기레인지 제품을 출시했는데 디자인과 기능들이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리홈쿠첸 이재정 상품기획 상무가 “지난해 우리가 출시한 제품과 디자인부터 크기까지 거의 똑같았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이 대표도 쿠쿠전자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생각했다.
이 대표는 “쿠쿠전자와는 선의의 경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 구본학 대표와도 종종 같이 보기도 한다”며 “다만 실무진 입장에서 지재권 문제 등이 벌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법적절차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1990년대 중반 ‘쿠쿠’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했을 때 리홈쿠첸은 너무 안주했던 것이 후회되는 게 사실”이라며 “대기업들이 프리미엄 대형 가전쪽으로 옮겨가면서 쿠쿠전자와 리홈쿠첸 같은 중견기업들이 소형가전 쪽으로 독자 브랜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기밥솥 시장 점유율은 쿠쿠전자(65%)에 밀려 2위(35%)를 달리고 있지만, 이 대표는 신성장동력인 IH전자레인지로 생활가전사업의 대반전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CI와 BI도 변경하며 2세 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3개 사업부와 리홈쿠첸이라는 사명이 다소 맞지 않는 것 같아 향후에 정리해나갈 계획”이라며 “아직 취임 직후여서 무리가 있어 시간을 두고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