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2년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온 대한항공이 쓴맛을 봤다. 최근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는 채권 시장에 기대를 걸었으나 리스크를 넘지 못화고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 1년6개월, 2년물 각각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전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미달했다.
수요예측 시 공모희망금리는 1년6개월물의 경우 3.60%~3.90%, 2년물은 3.8%~4.10%이 제시됐다. 확정금리는 희망밴드 상단에 위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된 영업적자, 높은 부채비율, ABS 발행에 따른 부담 등 악재가 많아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구본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3년부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차입금이 워낙 크다”며 “항공기 투자ㆍ해외 호텔 개발ㆍ레저 사업 관련해 자회사의 자금 지원 부담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최근 ABS 등 자산유동화를 많이 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4조원에 달한다. 올 초보다 부채비율이 낮아졌지만 696.9%로 여전히 높다. 산업특성을 감안해도 글로벌 우량 항공사보다 높은 수치다. 게다가 해운업황이 여전히 부정적이라 연결회사인 한진해운에 자금이 더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부정적)’로 하향조정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2년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시 장기물(5,6,7년) 전 구간이 미달됐고, 지난 6월 발행한 1억달러(1018억원) 규모의 외화표시채권 역시 미달된 바 있다.
한편 미달된 회사채는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공동 대표주간사가 각각 300억원, 400억원을, 한화투자증권, 동양증권, NH농협증권이 각각 100억원을 인수하게 된다.
☞ 투자자 300명에게 공개하는 종목의 속살 이투데이 스탁프리미엄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