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개장 놓고… 롯데 계열사 “새집가기 두려워”

입력 2014-09-01 09:50 수정 2014-09-0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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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롯데그룹의 최대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의 개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일부 계열사들이 또 다른 걱정을 토로하고 있다.

저층부 임시 개장 이후 상층부까지 완공되면 혹시나 자신들의 회사가 제2롯데월드에 입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123층의 ‘롯데월드 타워’는 201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사가 끝나면 오피스텔과 호텔, 사무실 등이 모두 입주하게 된다.

입주까지 2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계열사들은 벌써부터 돈 걱정에 국내 최고층 빌딩과 쾌적한 근무환경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제2롯데월드에 입주하는 순간 회사 수익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현재 입주해 있는 건물 보다 제2롯데월드의 임대료가 최소 두 배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한 계열사의 고위 임원은 “그룹 최대숙원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지만, 완공 후 그룹 계열사가 먼저 입주한다는 얘기만 나오면 떨리는 게 사실”이라며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면서 좋은 실적을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룹 내에서는 벌써부터 입에 오르내리는 계열사들이 있다. 제2롯데월드의 공사 책임을 맡고 있는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 롯데리아, 롯데닷컴, 롯데알미늄 등이다. 대부분 롯데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을지로나 잠실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근무 환경이 낙후된 곳들이다.

특히 국내외 최고층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롯데건설은 역설적이게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상가 인근에 입주해있다. 이곳은 엘리베이터도 없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총 74개로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

계열사들의 잇단 우려에 롯데그룹은 되도록 계열사를 제2롯데월드에 들여놓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계열사가 입주할 경우 흥행에 실패했다는 말이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건물의 품격과 상징성에 비춰볼 때 국제 단체나 다국적기업의 아시아본부 등을 유치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계열사 입주 문제는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환경은 여의치 않다. 잠실은 중심업무지구에서 멀기 때문에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의도 IFC 등 새로 지어진 고층 빌딩들도 공실에 시달릴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의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추석 전 개장은 힘들어졌지만 롯데측은 임시사용 승인이 나면 개장 준비에 2∼3주를 잡고 이르면 9월 24일 또는 30일 중 하루를 그랜드 오픈일로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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