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조기통합을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사실상 양 행 통합을 위한 사퇴의사를 표명해 주목된다.
김 행장은 29일 “통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를 압박하는 동시에 통합을 위해서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풀이된다. 특히 '백의종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자신이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조직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김 행장은 이날 “김정태 회장이 통합을 미룬다는 것은 경영진으로서 조직에 대한 배임,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말한 것을 보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세웠다”며 “성공적인 조기통합을 위한 한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최근 김 행장은 전국의 영업점을 순회하며 직원들과 호프데이를 가지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조기통합을 원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노사협의에 뚜렷한 진전이 없어 지난 19일 양 행장이 통합 추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밝히는 통합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어 28일 예정됐던 통합 이사회까지 연기하면서 외환은행 노조와 성실한 협의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7일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분사 승인을 받아 연내 카드 통합의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행 통합이 탄력을 받게 됐다”며 “이번에 김종준 행장이 통합을 위해 사실상 사퇴 의사까지 표면화시키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한층 더 빨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