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평일 오전 9시에서 4시까지 문을 연다는 상식을 깬 영업점이 늘고 있다. 은행들이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자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금융IT의 발달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와 달리 고객과 지역의 특성에 맞춘 점포들은 고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화 점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이 소비자 편의와 지점의 특수성을 고려한 야간 및 주말에도 영업을 하는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낮시간 은행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울 가산라이온스밸리, 강남중앙, 메트라이프타워 출장소, 우면동지점과 경기 야탑역 지점을 ‘애프터 뱅크(After Bank)’로 운영중이다.
애프터뱅크는 직장인 밀집지역엔 평일 오후12시부터 저녁7시까지 문을 열고 맞벌이 부부가 많은 주택가 등에선 저녁9시까지 영업하는 특화점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따라 영업시간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야탑역 지점은 애프터뱅크의 반응이 좋아 올해 일반점포에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상권의 특성에 맞춰 주말에도 영업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두산타워 지점은 토요일과 일요일엔 오전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영업한다. 쇼핑을 위해 주말에 동대문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은 점에 착안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또한 고려대·이화여대의 스마트브랜치인 ‘스무살, 우리’에선 저녁 6시까지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잠재고객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아울러 환전센터를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 주거지역에 있는 21곳의 외국인 전용점포도 고객 수요를 고려, 야간 및 주말근무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법원·도청 등 전국 9곳 관공서 내 점포들의 영업시간을 업무시간인 오후 6시까지로 연장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지역에선 이들을 대상으로 야간·주말 영업을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도 안산 원곡동외환센터가 평일 오전10시에서 오후7시30분까지 영업하며 주말에도 문을 연다. 주로 외국인 근로자의 방문수요가 많지만 내국인도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농협은행은 경마장 근처의 점포들이 주말영업을 한다. 주말을 이용해 경마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많은데다 거래되는 현금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마사회지점과 부산·제주경마공원 출장소는 주말에도 문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