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8일 만에 난공불락의 역대 흥행 1위의 ‘아바타’(1362만)를 누르고 한국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는 ‘명량’, 조선민란을 소재로 해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는 ‘군도:민란의 시대’, 봉준호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고 JYJ의 박유천의 영화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은 ‘해무’ 그리고 한국영화 침체 타개의 신호탄 쏘아올린 ‘신의 한수’. 이 4개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남자 주연들이 전면에 나선 남성성이 강한 영화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화제작으로 꼽혔던 ‘역린’, ‘표적’, 지난해 900만~10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설국열차’, ‘관상’ 등 흥행 순위 상위에 포진된 영화들 역시 대부분 남성들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섰다.
이처럼 근래 들어 한국영화에선 여자 주연이 전면에 나선 영화들이 실종되고 있는 것이다. 간간히 여자 주연들이 나선 영화도 제작되고 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시원찮다. 올 들어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가 860만명을 동원한 것이 여자 주연의 영화로 선전한 편으로 꼽힌다.
왜 이처럼 여자 스타들이 전면에 나선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송강호, 이병헌, 최민식, 하정우, 정우성, 김윤석 등 남자 스타들의 흥행파워가 여자 스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사극과 남성성이 강한 스릴러, 액션물이 주로 제작되고 멜로 영화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여자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설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흥행이 담보된 남자 스타들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를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남성 주연 영화의 득세, 여자 주연 영화의 실종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남성 주연 영화의 득세 속에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손예진를 비롯한 김혜수, 하지원, 엄정화 등이 그나마 주연으로 나서 관객의 눈길을 끄는 여자 스타들이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사회적 영향 등으로 강한 남성성이 발현되는 영화와 최근 흥행 강세를 보인 사극들이 대거 제작되면서 여자 주연의 영화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