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창조경제 일환으로 문화콘텐츠 벤처투자를 독려 중인 가운데, 벤처캐피털(VC)들이 영화산업 등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메인 투자자로 도약하고 있다.
그간 벤처캐피털들이 재무적 투자자, 위탁 운용사로만 참여했던 보조적 투자 방식을 넘어 이제는 제작 전반을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메인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메인투자자는 영화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벤처캐피털이 메인 투자자로 성장함에 따라 국내 영화산업도 질적으로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통상 벤처캐피털은 기업의 성장에 따라 필요한 재원을 공급한다. 대기업 수직 계열화로 전도 유망하지만 자칫 소외된 중소형 배급사에게는 벤처캐피털의 메인 투자자 등극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벤처캐피털들이 메인투자자로 나선 영화들도 최근 잇단 대박 행진을 이뤄 주목된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호평을 받은 작품 가운데 문화콘텐츠 전문 창투사인 미시간벤처캐피탈이 메인투자자로 나선 작품들인 ‘은밀하게 위대하게’, ‘소원’, ‘친구2’ 등 3편, 캐피탈원이 선보인 ‘밤의 여왕’,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7번방의 선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꽃미남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김수현 열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695만명 이상을 동원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성공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총 예산 70억원 가운데 3분의 1 규모인 25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작품성 측면에서도 벤처캐피털들의 메인투자자로 나선 작품들은 고무적이다.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킨 ‘나영이 사건’을 영화화한 ‘소원’은 청룡영화제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을 비롯해 아역 배우가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처럼 투자한 작품이 대박을 잇달아 기록하면서 창투사들에게 몰린 돈 대부분도 문화콘텐츠 업종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벤처캐피탈 조합 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후 최근(2014년 3월 말 기준)까지 문화 분야 창투 조합은 총 11개로, 17.5% 늘어났다. 이는 동기간 IT와 부품 소재 등을 포함하는 일반 분야에 투자하는 조합이 7.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문화 분야에서는 영상(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이 6개(22.5%)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공연(20%), 게임(25%)이 각각 1개씩, 그리고 기타 문화 분야(11.5%)가 결성됐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문화콘텐츠 벤처투자를 육성하는 시대적 분위기와 흥행성 높은 작품들이 출현하면서 벤처캐피털사가 문화콘텐츠 메인 투자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작품성이 좋았지만 투자자들을 구하기 어려웠던 배급사 등 영화업계에서도 벤처투자업계의 활발한 메인투자자 활동이 질적 성장 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