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최근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구타사망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군대 내 사건·사고에 대해 “그동안 쌓여온 뿌리 깊은 적폐를 국가혁신과 국방혁신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긴급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며 “이순신 장군이 적과의 전투에서 맨 앞에 선두에 서서 부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듯이 여러분들도 그런 지휘관이 돼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앞으로 부모님들의 마음을 짓밟는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이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병영 내 폭력사건이 재발할 경우 강력히 문책할 것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동부 전선 GOP(일반 전초) 총기사고와 윤 일병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다.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에 걸쳐 오래 이어져 온 병영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잡초를 뽑아내듯이 끈질기게 악습과 싸워나가야만 그 뿌리를 제거할 수 있다”며 “병영문화가 거듭나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의 병영문화를 벤치마킹하자’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으면 한다”고 거듭 적폐해소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군의 폐쇄성에 대한 부모들의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보안은 철저히 유지하더라도 입대한 청년들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면회, 서신교류, 외출과 외박 및 휴가제도 등 개선방법도 찾아 달라”고 지시했다.
또한 “사람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가치와 목표를 추구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사람이 (여타) 영장류와 다른 이유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 인생에 있어 군생활 21개월, 24개월을 인생에 도움이 되게 쓸 수 있다’는 의식을 장병들에게 심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전군 주요 지휘관 소집은 이날이 두 번째다. 동부전선 GOP 총기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16일 전군 주요 지휘관 초청 오찬을 열어 군 기강 확립 및 병영문화 개선을 당부한 데 이어 최근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한 달도 안 된 13일 다시 국방부로 전군 주요 지휘관을 불러 ‘불호령’을 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