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제주도’를 무대로 벌이는 ‘쩐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큰손들은 휴양ㆍ레저ㆍ오락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제주 알짜배기 땅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중국인이 취득한 제주도 토지 규모(누계기준)는 올 1분기 말 기준 322만948㎡로, 외국인이 사들인 전체 토지(1106만3512㎡)의 29.1%를 차지했다. 제주도 전체 면적(1849.2㎢)으로는 0.17%를 차지해 전년(0.12%)에 비해 상승했다. 필지로는 4168필지로, 1년 전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금액상으로는 2311억4500만원으로 외국인 투자자 중 단연 최고다.
현재 제주도 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관광개발사업 대부분은 중국 자본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은 제주도에 드림타워,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드림타워, 제주헬스케어타운 프로젝트 비용만 2조원을 넘는다.
중국 란딩그룹과 싱가포르 업체의 합자회사인 람정제주개발이 추진하는 3조원 규모의 복합리조트 ‘신화역사공원’ 조성 사업과 분마그룹의 분마이호랜드, 홍유개발의 차이나비욘드힐도 중국 자본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인 수요를 잡기 위해 제주도에선 실별로 소유가 가능한 분양형 호텔 공급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분양형 호텔 공급은 1443실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3000실 이상이 공급됐다.
그러나 무분별한 투자 유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자본이 갑자기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하고 나갈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각종 세제 혜택을 받아 호텔 등을 짓고 나서 팔아버리고 한국을 떠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진행돼 온 국내외 투자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는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진정으로 제주도의 발전을 위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투자인지를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