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는 동네 분위기만 변화한 게 아니다. 제주도민을 비롯해 외지인들이 농가 주택과 땅을 구매하면서 부동산 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경매로 나온 월정리 소재 109㎡짜리 토지는 지난 4월 첫 경매에서 54명이 응찰해 감정가 1035만원의 416%인 4311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1월에는 단독주택이 경매에서 1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법원경매정보가 수집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월정리 인근 포구에서 만난 주민의 말처럼 땅이 척박해 농사도 잘 안되던 '월정리'가 이제는 '멀쩡한' 동네가 된 것이다.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월정리 사례와 같이 요즘 '투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제주도는 오래 전부터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 받았지만 부동산 투자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인구가 많지 않아 부동산 가격 변동도 적었다.
제주도 부동산이 들썩이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0년 이후부터. 국내에서 처음 투자이민제를 시행하면서 중국인들의 투자가 몰려들고 '돈'이 돌기 시작했다.
곳곳에 OO랜드, OO박물관 등 테마형 관광시설이 조성됐고 해안마을마다 커피숍과 음식점, 펜션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제주를 수시로 들락거리는 저가항공과 해안길을 따라 조성된 올레길, 제주 영어교육도시 등은 내국인 관광객과 함께 40대 가장들의 발길을 자극했다. 물론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육지 투자자들의 관심도 끌었다.
제주도 인구가 지난해 60만명을 넘었다. 귀농ㆍ귀촌 열풍으로 작년 한 해에만 1만2000여명이 늘어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작년 말 60만4670명에서 지난달 기준 61만2705명으로 6개월새 8035명이 증가했다. 연말에는 62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지수요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연세 200만~300만원짜리 농가주택과 3.3㎡당 10만원 아래였던 토지는 최근 수년새 2~3배 껑충 뛰었다. 실제 제주 중산간마을 땅값은 3.3㎡당 2010년 10만~15만원에서 2013년 20만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해안가의 경우 40만원까지 올랐다.
아파트값도 단기 급등 피로감에 최근 강보합 정도지만 지난 2010년~2012년까지 평균 30% 가까이 올랐다. 미분양 아파트도 크게 감소해 지난 5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40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925가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단시간 내에 부동산값이 뛰면서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거품 논란도 생기고 있다. 또한 올레코스 주변에 새롭게 생겨나는 커피숍은 생태와 힐링문화의 상징이 됐지만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오히려 자연경관을 망치고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그러나 제주도 부동산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물음표를 다는 이는 별로 없다. 앞으로 제주도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