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얼마 전 오픈아이디오와 함께 재활용을 주제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콜라를 팔고 있지만 빈 병의 절반은 쓰레기장으로 직행해 낭비와 오염을 유발한다고 자성했다. 그 해법을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물은 것이다. 각계 전문가 패널은 제출된 아이디어를 200여개로 추려 본격 심사를 벌였고 최종적으로 8개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이 아이디어들은 그리 기상천외한 건 아니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미처 그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매듭 짓지 못했을 뿐이다. 소각할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손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단순한 스티커를 아이디어로 내놓기도 했고, 알루미늄 캔이나 플라스틱 병 하나를 모으면 개발도상국 저소득 가정에 그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해 주는 매칭 프로그램도 나왔다. 바코드를 스캔하면 그 제품의 모든 재활용 경로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기능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들도 제시했다.
아이디어가 사회를 바꾸는 모습은 수많은 발명품에서도 나타난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발명으로 가장 인상적인 건 ‘중력 전구’(GravityLight)다. 도르래에 무거운 물체를 얹는 방식으로 외부 도움 없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빛을 만들어내는 이 전구는 캠핑에 아주 유용하지만 제3세계에서는 등유를 대체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축구공 안에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넣은 소켓(Soccket)이란 발명품도 있다. 30분 축구하면 3시간 동안 LED전구를 밝힐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신발 깔창 모양의 기구 솔파워(Solepower)는 단지 걷기만 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작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하이킹이나 여행에 유용하다. 물론 그보다는 전기가 부족한 저개발국에서 쓰임새가 더 크다. 액화공기(liquid air)로 움직이는 디어맨 엔진(Dearman Engine)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적 대안이다. 올 여름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정한 물건이 아니라 사업모델 자체도 아이디어를 통해 구체화한다. 제조업체들이 서비스업체로 변신하는 경우를 보자. 한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면 소비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그러나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소유권을 기업이 갖는다고 생각해 보자. 기업은 수선, 교체, 폐기에 나름의 책임이 있다. 소비자가 최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기업의 의지인 셈이다. 소비자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소유권에 서비스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리.소스(Re.source)란 기업은 쓰레기를 모아 유기비료나 에너지원 등으로 재탄생시킨다. 소비자가 매달 회비를 지불하면 소비자가 발생시킨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건축공구 제조업체 힐티(Hilti)는 단순히 공구를 판매하는 대신 공구 사용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설업 종사자들이 언제든 공구를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도난 시 필요한 보험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가 잘 아는 복사기업체 제록스도 하드웨어 공급업체에서 서비스 기반 기업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공유경제 모델의 대표격인 에어비앤비(AirBnB)는 빈 아파트나 방을 짧은 기간 빌려 사용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모으는 플랫폼이다. 질록(Zilok)이란 기업은 카메라, 자동차, 심지어 드릴까지 공유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특히 돈을 버는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적지 않다. 그런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려는 대기자금도 충분하다. 민간부문이 아니라면 공공부문도 적극 나선다. 맨손의 젊은 창업자들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취를 이룰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잘 갖춰져 있다. 고용노동부가 해마다 펼치는 ‘소셜벤처 경연대회’를 비롯해 수많은 공모전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벤처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는 행사에 동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