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정권심판’ 대신 ‘경제 살리기’를 택했다.
국회의원 선거만 15곳에서 치러진 7.30재·보궐선거에서 경제 살리기를 전면에 내세운 새누리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맞선 새정치민주연합을 ‘11대 4’로 크게 물리쳤다.
여름휴가와 겹쳐 32.9%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데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면서 ‘경제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된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158석의 거대여당이 됐다.
새누리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을 비롯해 부산 해운대·기장갑, 울산 남구을, 경기 수원을, 수원병, 평택을, 김포, 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을 비롯해 경기 수원정, 전남 나주·화순,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의 가장 큰 성과는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꺾은 것과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정치연합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첫 새누리당 깃발을 꽂은 이정현 후보의 당선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당선된 건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전북 군산을에서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 강현욱 전 의원이 당선된 이래 18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원내 진입에 실패한 잠룡들은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가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은 수원병에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에,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김포에서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에 각각 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새누리당 임태희 전 의원은 수원정에서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에 무릎을 꿇었다.
여야 지도부의 희비도 엇갈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진 반면, 책임론에 휩싸인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사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이 158석의 거대 여당으로 재탄생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재보선 승리를 발판삼아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대표는 “국민들의 뜻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경제를 활성화시켜서 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달라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생경제 활성화 정책을 꼭 성공시켜 국민들의 삶을 지금보다 더 편안하게 하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