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이 첫 법정 증언에 나섰다. 교복차림에 '기억하라 0416'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새긴 노란 팔찌를 차고 나온 학생들은 화상 증언이 아닌 법정증언으로 "선원들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8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이 처음 증인으로 나서 사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선실에 머물던 A양은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90도로 섰다"며 "옆에 있던 출입문이 위로 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길 기다렸다가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손을 잡아줘 방에서 빠져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선실에서 나와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 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A양과 같은 선실에 있던 B양 등 4명도 친구들끼리 서로 도와 A양과 같은 방법으로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승무원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B양은 "손 닿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올리기만 했다"며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친구를 만나러 선체 중앙 왼편 B22 선실에 갔던 C양은 배가 기울어져 위쪽에 위치한 오른편 선실에서 누군가가 커튼으로 만든 줄을 던져줘서 탈출했지만 도움을 준 사람이 승무원이나 해경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언에 나선 학생들은 6명 중 5명은 법정증언에 나섰다. 당초 재판부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따로 마련된 화상 증언실에서 신문을 진행하려 했으나 학생들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5명의 학생이 법정 증인석에 직접 앉아 증인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여학생은 토끼 인형을 가슴에 안은 채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법정에 들어서기도 했다. 이 학생은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들 역시 친구 또는 교사의 손을 잡고 법정에 나와 당시를 회상했다.
학생들은 승객을 버리고 먼저 배에서 빠져나온 승무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말과 함께 친구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밝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세월호 생존학생 소식에 시민들은 공분하는 모습이다. 시민들은 "세월호 생존학생들 법정에 세워야만 승무원들의 위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인지? 아픈 아이들을 앞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검찰은 무능한 것인지? 피해자인 아이들의 상처를 배려하는 검찰과 법원의 세심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세월호 생존학생 증언...절대 이동하지말고 대기하고 있으라고 방송해놓고 자기들은 살아야겠다며 빠져나갔구나...사형에 준하는 벌이 내려지길", "세월호 생존학생들 첫 법정증언,,,1차 책임 이준석과 선원들 모두 사형. 2차 책임 선사 유병언과 회사 관련자들 살인 유도 혐의 사형 또는 유기, 3차 구조 책임 관련자 무기 또는 처벌 해야함"이라며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