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들이 정부의 쌀 관세화(쌀시장 개방) 결정을 비판하면서 단체 대표의 삭발식을 갖는 등 투쟁에 나서겠다고 18일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가톨릭농민회 등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발표는 농민단체의 요구를 모두 무시한 것으로 한국농정의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관세율을 공개하지 않았고 고율관세 유지 대책 역시 언제든 바뀔 여지가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쌀 관세화는 전면 개방의 시발점으로 처음에는 높은 관세로 수입쌀 진입을 막아낼 수 있지만 관세 감축과 철폐 압력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여론 수렴과정도 농림축산식품부의 일방적인 설명회에 그쳤다"며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전날 농민단체들에 오늘 오전 11시 여의도 식당에서 간담회를 하자고 통보했는데 관세화 발표 후에 하는 간담회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쌀 관세화 브리핑이 시작된 오전 9시 30분께 쌀을 뿌리면서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과 강다복 전여농 의장 등 단체 관계자 4명은 정부 발표에 대한 항의성 삭발을 하며 투쟁 방침을 밝혔다.
전날부터 청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인 이들은 정부의 쌀 관세화 공식 발표를 앞두고 이날 오전 7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대외경제장관회의 시간에 맞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