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인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사물인터넷 구현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OS) 개발과 제품 출시에 이어 확실한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술표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 주도의 글로벌 기술표준 연합에 참여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구글 주도의 컨소시엄에도 합류하기로 했다. 구글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물인터넷 컨소시엄 ‘스레드그룹’에는 네스트랩스, 실리콘랩스, 프리스케일, ARM, 예일시큐리티 등과 구글의 부사장이자 수석인터넷 전도사인 빈트 서프가 조언자로 참여한다. 특히 이번 컨소시엄은 프리스케일과 ARM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동참, 반도체 기술이 중점을 이루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인텔 주도의 사물인터넷 컨소시엄인 ‘오픈 인터넷 컨소시엄(OIC)’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인텔을 비롯해 아트멜, 브로드컴, 델, 윈드 리버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참여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아직 뚜렷한 시장 지배자가 없는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에,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구글에 먼저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만큼, 이번에는 가장 먼저 시장을 선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국내외 IT(정보기술) 업체들은 사물인터넷 패권 잡기 경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CES)에서 ‘스마트 홈’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갤럭시기어와 기어라이브 등 스마트워치를 잇달아 출시하며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서부터 냉장고와 TV 등 가전제품, 더 나아가 자동차, 건물, 도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행하도록 명령하는 수동적인 시스템이 아닌,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들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판단·실천하는게 특징이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는 성균관대 최재붕 기계공학부 교수가 ‘사물인터넷 시대의 Next 10년을 준비하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사물인터넷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각 계열사 수장들이 사물인터넷 시장 선점을 위한 장기 플랜 및 전략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