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사들의 혁신을 돕는 정부의 ‘산업혁신운동 3.0’에 대한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줄고 있다. 올해 경기 침체로 협력사들까지 챙기기가 부담스러운 데다, 아직까지 상생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탓이다.
4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산업혁신운동 3.0’ 2차년도 사업에 참여하는 중견기업은 총 12개사로 확정됐다. 지난 1차년도에 참여한 15개사에 비해 3개사가 줄었다. 2차년도 사업에 신규 4개사가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1차년도 사업 후에 빠진 기업들은 무려 7곳이나 된다. 출연금액도 1차년도(11억5000만원)에 비해 감소한 10억원으로 결정됐다.
중견련 관계자는 “최근 불경기로 인해 중견기업들도 많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득이하게 일부 기업들이 산업혁신운동 참여를 포기했고, 출연규모도 줄었다”며 “초기단계 사업인 만큼, 3차년도부터는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혁신운동은 협력사가 대기업, 중견기업 지원 아래 기술혁신, 작업환경, 생산공정 개선 등을 통해 자발적 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범(凡) 경제계 차원의 사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견기업들은 이를 ‘억지춘향’격인 정부 사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터라 협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선 상생에 대한 중견기업들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중견기업들은 여전히 중소기업 마인드가 강한데다,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업들끼리 결집력이 약하고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아 혁신운동 초기 참여를 권유할 때도 애를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견련 관계자도 “중견기업들 입장에선 혁신운동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아직까지 인식 개선이 더딘 차원이 있다”고 인정했다.
대신 중견기업들은 대기업들과 매칭출연을 통해 1차년도보다 협력사 지원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방침이다. 중견기업들이 10억원을 출연하면 대기업이 10억원을 매칭출연해 총 20억원을 지원금으로 사용하게 된다. 또 컨설팅 강화 프로그램과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사후검증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중소 협력사들을 실질적으로 돕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산업혁신운동 2차년도 사업에 빠진 중견기업들은 △경창산업 △인지컨트롤스 △진합 △패션그룹 형지 △평화발레오 △화승 R&A △화신 등이며, 신규로 2차년도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모나미 △다이소아성산업 △제네시스BBQ그룹 △태양금속공업 등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