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는 3일 지리산에 식수댐을 만들어 부산과 물을 나눠먹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지사는 그간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의 반대 때문에 식수댐을 건립하지 못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지적해왔다.
홍 지사는 이날 한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공항보다 물문제가 더 우선”이라며 “지리산에 식수댐을 만들어서 부산과 나눠먹겠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경남의 오랜 물 갈등 속에서 언제나 갑의 위치에 서왔던 경남지사로서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평가된다.
홍 지사는 “물이라는 것은 국가적인 자원으로 (당연히) 나눠먹는 게 맞다”며 “부산은 대한민국 아니냐. 경남지사는 전라남도 걱정을 하면 안되는 것이냐”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리산댐의 성격을 홍수조절용 등으로 둔갑시킨 것은 비겁하다”면서 “정부와 지역여론을 설득하는 작업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홍 지사와 환경단체와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와 관련해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들이 “도롱뇽을 살려야 한다”며 공사를 반대했을 때 홍 지사는 국익을 위해 터널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선 바 있다.
홍 지사는 이후에도 “천성산 터널을 뚫는데 환경단체가 도롱뇽을 위한 습지 보호를 위해 반대를 거의 1년 동안 했다. 거기에서 국가예산이 낭비된 게 2조원 된다”라고 지적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실제 터널 공사 이후 환경단체의 주장과 달리 도롱뇽과 가재 등은 여전히 천성산에 자리 잡으며 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