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업 파워를 찾아서] PMC 프러덕션, 말이 필요없는 ‘난타’… 글로벌 공연의 정석 제시

입력 2014-06-27 10:27 수정 2014-06-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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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초연 넌버벌 장르 개척…오픈런·전용관 도입 안정적 매출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는 연극과 뮤지컬의 장르만이 낯익은 국내 공연계에서 독보적 길을 개척해 왔다. 그 중심에는 “국내 최초 전용관 시스템 도입”, “아시아 최초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전용관 설립” 등 수많은 최초의 타이틀을 얻어내며 오늘날 ‘난타’를 탄생시킨 PMC 프러덕션(이하 PMC)이 우뚝 서 있다.

최근 PMC의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서울 대학로 홍대 아트센터를 찾았다. 한쪽의 커다란 유리창에는 서울 낙산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가슴을 시원했다. 마치 관람하고 나면 속 시원하도록 화끈한 감상을 주는 ‘난타’의 분위기와 닮아 있었다.

공연 제작사 PMC의 성장은 ‘난타’의 궤적과 함께한다. PMC는 1992년 ‘환 퍼포먼스’로 출발해 1996년 12월 설립됐다. PMC의 첫 작품은 바로 ‘난타’. 1997년 첫 상연된 ‘난타’는 요리사 복장을 한 배우들이 각종 음식재료와 주방기구를 이용해 화려한 몸놀림, 흥겨운 표정을 표출한다. 흩날리고 튕겨지는 물방울까지도 극의 생생함을 더하는 ‘난타’는 그야말로 열정의 장이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나오는 소리가 관객의 귀를 파고드는 ‘난타’는 국내 초연부터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어떠한 언어 없이도 관객과 하나의 마음을 이뤄내는 ‘난타’는 관객의 국적이나 나이와 관계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PMC 송승환 대표는 “처음부터 ‘난타’는 글로벌 관객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덕에 ‘난타’는 국내 초연된 지 약 2년 만에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축제인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명성을 날린다. 이후 2002년 8월 제14회 아시안 게임 개막식 공연을 장식한 ‘난타’는 2003년 9월 아시아 최초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을 성료한다. 이 같은 성과를 기초로 PMC는 2004년 3월 오프 브로드웨이 미네타레인 극장에 ‘난타’ 전용관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300여개국 관객에게 소구하는 매력을 지닌 ‘난타’의 밑바탕에는 우리 전통의 정서가 깔려 있어 의미를 더한다.

송승환 대표는 “국내 최초의 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는 우리 음악인 사물놀이에서 타악적 요소를 활용해 또 다른 극을 만들어냈다. 획일적 공연계에서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해 온 PMC는 서울 명동, 정동, 홍대 그리고 제주도, 태국에 ‘난타’ 전용관을 설립했다.

‘난타’로 인해 국내 공연계에도 전용관 시스템이 첫선을 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용관 시스템은 오픈런(Open Run), 즉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상연 시스템과도 이어져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송승환 대표는 “오픈런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전용관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난타’의 시스템은 안정적 매출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365일 연중무휴로 작품을 올리는 뮤지컬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등이 필수 코스로 수많은 세계 관광객의 선택을 받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를 위해 PMC는 해외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해 국내 관광 상품과 연계했으며, 꾸준히 ‘난타’의 객석에는 80%의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서고 있다. 지난 5월 PMC는 아시아나항공과 업무제휴 협약(MOU)을 체결해 다시금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한류 관광 상품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난타’를 통해 “국내 최초 외국인 관람객 100만 명 돌파, 국내 최초 관람객 700만 명 돌파”라는 기록을 보유한 PMC는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우리 관객이 내재하고 있는 정서에 가치를 두는 PMC는 창작극에도 역량을 집중해왔다. 2004년 시작된 뮤지컬 ‘달고나’부터 ‘뮤직 인 마이 하트’, ‘젊음의 행진’, ‘대장금’, ‘형제는 용감했다’, 연극 ‘밀당의 탄생’ 모두 PMC의 손을 거쳐 관객과 만났다. 이러한 관심의 일환으로 뮤지컬 전용관인 PMC대학로자유극장 등을 설립했고, 이 가운데 코엑스 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인 ‘금발이 너무해’가 2009년부터 호응도를 높이며 공연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선도적으로 시장 외연을 키워온 PMC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에도 꾸준한 발걸음을 내디뎌 의미를 지닌다. 어린이 관객을 공연계 미래 동력으로 삼는 PMC는 서울 PMC어린이홀, 예림당아트홀이라는 어린이 전용관을 건립했다. 뮤지컬 ‘어린이 난타’를 비롯해 국내 최초 수학뮤지컬 ‘369’, 명작동화 뮤지컬 ‘호두까기인형’ 등 밀가루 체험놀이 ‘가루야 가루야’는 PMC의 특화 사업이다. 송승환 대표는 “(아동극 시장에 대해)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긴 하지만, 속도가 느리다. 산업적으로 성장하기에는 국내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MC는 아동극을 위시해 공연계가 도모해야 하는 교육적 측면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장르의 불모지를 일궈 산업적 가치를 꾸준히 창출하며 성장해온 PMC는 영리한 성과를 거뒀다. 여타 공연제작사와 달리, 제작과 경영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인 것 역시 PMC의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주회사인 PMC 네트웍스는 국내에서 슈퍼소닉 페스티벌을 자리 잡게 하는 성과를 이룩하기도 했다. 송승환 대표는 또 하나의 영리한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뮤지컬 제작 사업은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PMC의 도전을 가능케 하는 ‘난타’는 킬링 콘텐츠로 당당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다른 PMC의 도전을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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