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미셸 위(25·나이키골프)가 제69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25만 달러·33억850만원)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미셸 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664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0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미셸 위는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78타로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이븐파 280타)를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72만 달러(7억3400만원)다.
1번홀(파4)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보인 미셸 위는 2번홀(파4)을 파로 막으며 안정을 찾았고, 이후 전반 모든 홀을 파로 장식하며 전반을 1오버파로 마쳤다.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파5)에서는 이글을 기록, 단숨에 언더파 스코어를 만들었다. 16번홀(파4)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며 단독선두 자리를 내주는 듯했지만 17번홀(파3)에서 한타를 줄이며 이븐파로 홀아웃하는 데 성공했다.
미셸 위는 2005년 10월 프로로 전향한 이래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이후 2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한 미셸 위는 올 시즌 2승으로 다승 부문에서도 스테이시 루이스, 캐리 웹(40·호주), 제시카 코르다(21·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특히 미셸 위는 2011년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2012년 최나연(27·SK텔레콤), 2013년 박인비(26·KB금융그룹)에 이어 4년 연속 한국인(계) US여자오픈 챔피언이 됐다.
미셸 위는 지난 2005년 15세의 나이로 LPGA에 입회하면서 놀라운 활약으로 ‘천재 골프 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미셸 위는 어린 나이에도 성인 선수들 못지 않은 장타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세계 1인자가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학업과 투어 생활 병행, 그리고 남자 대회 도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때이른 슬럼프를 겪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했다. 2010년 이후 3년 여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미셸 위는 이제 기억에서 잊혀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의 집념은 남달랐다. 상체를 지면과 수평이 될 만큼 숙이는 독특한 퍼팅 스타일을 개발하며 자신만의 리듬감을 찾았다. 주변에서는 미셸 위의 퍼팅 자세를 두고 얼간이라 놀리기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집념은 결실로 나타났다.
미셸 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고향 하와이에서 우승한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