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한·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이어 한·중, 한·호주 FTA 협상 진행 등 지속적인 농수산식품 시장 개방에 직면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수산식품의 수출확대와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시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57억달러로서 최근 5년간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다. 우리 농식품의 안전성 확보와 한류 열풍에 의한 인지도 상승 등에 힘입어 2008년 이후 연평균 14.3% 성장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이 10억달러에서 20억달러 돌파까지 26년 소요됐지만 최근 3년간 농식품 수출액은 42.5% 성장했다. 특히 농업소득과 연계성이 높은 신선농산물 수출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신선농식품 수출액은 11억8000만달러로 2008년도 수출액보다 약 1.7배 증가했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은 대기업이 수입원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비중이 높아 농산물 수출에 대한 농민의 체감도가 낮은 문제점이 있다. 또 수출농가의 조직화·규모화가 미흡하고, 수출업체 규모가 영세해 환율과 국내외 가격차에 따라 수출농가의 내수전환이 빈번하게 나타나 안정적 수출물량 확보에 애로가 많다.
이투데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공동으로 농수산식품을 선진 수출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7회에 걸쳐 ‘농수산물 FTA파고 수출로 넘자’라는 기획시리즈로 미래 농어업이 나아갈 방향 모색하고자 한다.
1회 100조 중국농수산물 수입시장을 잡아라
2회 수출다변화와 창조농·어업으로 농수산물 수출강국 만든다
3회 농어업R&D 6차산업 육성으로 수출 길 열자
4회 젊은 농어업인 육성이 답이다
5회 산지조직체 육성해 세계화 대비해야
6회 농업강국 네덜란드 배우자
7회 전문가 좌담회
최근 고속성장을 하고 중국이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시장의 최대 시장으로 부각하고 있다. 중국의 농수산물 수입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한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농수산물 수출 100억달러 돌파는 무의미하다.
19일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농수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1179억달러다. 지난 2005년 287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00% 넘게 급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농수산물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1.3%에 불과해 한국의 중국수출 시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의 농수산물 수입시장을 한국이 공략하기에는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SBS에서 방영한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는 장면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중국 내 맥주 수출이 증가했던 점에서 잘 나타난다. 또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기업의 활발한 중국진출도 한국산 농식품의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고속성장으로 고소득층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고급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한국 농산물의 잠재적인 수출 시장으로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킨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연소득 2만달러 인구가 지난 2010년 전체 인구의 6%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51%인 4억50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2014 세계 부 보고서’에 지난해 중국의 백만장자 가구수는 237만8000가구다. 이는 전년보다 82% 급증한 수치여서 중국 시장이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다.
문한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고품질,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해 중국 시장 그중에서도 고소득층을 표적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일본 못지않은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상해시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입산 농산물이 중국 현지산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고소득층에게 판매가 잘 되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즉 중국 고소득층이 그동안 중국내 안전사고로 수입산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가격이 비싸더라도 맛과 안전성 등 품질이 보장되는 농산물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중국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자국내 빈번한 식품안전사고로 고품질·안전식품의 수요 확대가 예상돼 이에 맞춘 수출전략을 짜고 있다. 먼저 대중국 김치, 삼계탕 등 농식품 애로사항을 관계부처와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고품질·안전 농산물을 수출해 중국 상위 소비층을 잡는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는 aT와 농협중앙회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aT는 중국시장 정보 파악을 위한 현지 식품연구소 설립과 지역별 수출 유망품목을 중점적으로 발굴해서 상품화해 수출 확대에 노력할 방침이다. 농협도 지난 4월 중국시장 개척을 위한 농식품 수출개척단을 중국에 파견해 상해, 북경, 산동 등 주요 수출시장과 생산단지 분석과 적극적으로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의 고소득층을 공략하려면 백화점과 대형마켓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텔레비전 광고는 물론 지속적인 판촉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