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이 금융시장 진출의 선두엔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있다.
세계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는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알리페이란 인터넷 쇼핑 사용자가 개인 인터넷 계좌를 만든 뒤 송금, 모바일결제, 신용카드, 쇼핑쿠폰 등을 통해 충전해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신용카드가 없는 소비자와 미성년자들도 손쉽게 충전해 사용이 가능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기준 중국 결제시장 점유율 48.7%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페이의 두터운 사용자층을 활용해 인터넷 결제뿐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6월 말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올해 4월까지 8000만명에게 5000억위안(약 81조원)을 끌어 모으며, 세계 최다 가입자 MMF 상품으로 등극했다.
모바일 메신저와 게임으로 유명한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 텐센트도 지난 1월‘리차이퉁’이라는 인터넷 금융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출시 40일 만에 운용규모가 500억 위안(약 8조원)을 넘어섰다.
IT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은 미국에서도 활발하다. 페이팔, 페이스북, 구글 등이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내놓는 등 국내시장 보다 앞서 금융업계에 진출한 상태다.
페이팔은 2013년 말 기준 이용자수 1억4000만명, 연 매출 66억달러(약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모바일결제 회사다. 페이팔은 이용자가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카드정보 등을 입력해 놓으면 페이팔 제휴업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쉽게 결제를 할 수 있다. 카드 번호를 매번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고 온ㆍ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페이팔 카드만 있으면 물건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은 아일랜드에서 금융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이 정식으로 인가하면 페이스북은 ‘전자화폐 취급기관’으로 인정받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하는 ‘페이스북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예금 보유와 지급, 송금, 결제 등의 은행과 다름없는 금융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이미 영국내 온라인 및 모바일 송금 서비스 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 모니테크놀로지, 아지모 등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이를 바탕으로 이주노동자의 송금환 거래가 많은 신흥개발도상국으로도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도 금융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구글은 이미 영국에서 전자화폐 발행권한을 받아놨다.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구글 월렛(지갑)’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들 모두는 IT기업이 전통적으로 금융회사의 업무였던 예금, 송금, 결제 등의 영역에 다가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돈이 나가는 것은 같지만 다양한 수단과 방법으로 금융회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