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용노동정책이 해외평가서 잇단 저평가를 받고 있다. 일자리 확대책에 치중하면서 임금을 비롯한 고용의 질은 현격히 저하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경쟁력 순위는 26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 밀려났다.
이중 노사관계 생산성은 57위를 차지 분석대상 60개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노동 환경 등을 근거로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전년보다 6단계나 떨어진 25위로 발표한데 이은 것이다.
철도노조 파업, 노사정위원회의 파행 등으로 이어진 불협화음은 노동권리지수에도 나타났다.
국제노조총연맹(ITUC)는 이와 관련 최근 공개한 세계노동권리지수(GRI)에서 한국을 최하위인 5등급으로 분류했다. 5등급은 ‘노동권 보장 없음’을 뜻하며 중국과 인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라오스 등 23개국이 이에 속한다. 이웃 일본과 러시아 등 26개국이 2등급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실질임금 또한 뚜렷한 정체기를 보이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지표상으로는 전 산업의 평균 실질임금은 2008년 증가를 멈춘 뒤 정체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고용률 70%를 정책목표로 내세우며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관계, 실질임금 등 고용노동정책이 되려 하향세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안팎에선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의 고용정책이 기업과 경제성장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각 부처는 중소기업 지원과 청년, 여성 일자리 확대 등의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직접고용 비정규직, 간접고용 비정규직, 저임금 차별해소, 노동인권 향상,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법원의 판결로 도입되어야할 통상임금 또한 이를 논의해야할 노사정위 조차 구성되지 못한 상태다. 이후 고용부가 내놓은 임금 로드맵 조차 통상임금 도입에 따른 기업의 임금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수치와 성과 위주의 일자리 양산보다는 임금·노사관계 등에 고용의 질 개선을 위한 고용정책의 방향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