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딸 희경(미국이름 ‘캔디 고’·27)씨가 “고승덕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고 후보는 즉각 경쟁자인 문용린 측 개입한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으나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판세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희경씨는 고 후보와 전처인 박유아씨 사이에서 태어난 2남매 중 장녀다. 유아씨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차녀다.
희경씨는 지난 달 31일 페이스북에 ‘서울시민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 후보의 가정사를 폭로했다. 희경씨는 이 글에서 “어머니가 나와 동생을 뉴욕의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으로 데려온 뒤 그는 아예 우리와 연락을 끊었다”며 “11세 때부터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해야 했다”고 적었다. 이어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기 자식부터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고 후보가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희경씨는 “고 후보가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금전적인 부분을 포함해 우리의 교육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희경씨는 사태가 커진 데 대해 1일 다시 글을 올려 “말했어야 할 것을 말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게 됐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곳곳에서 후보직 사퇴 요구가 일자 자신을 ‘공작정치의 희생양’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후보를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하면서 각별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안다”며 “딸의 글이 문 후보와 박 전 회장 아들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 후보 측 선거캠프 관계자는 “희경씨가 글을 올리기 전 이미 박 전 회장 아들이 문 후보 캠프 쪽에 전화를 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했다.
고 후보는 또 “아이들이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고, 딸과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을 주고받아 왔다”면서 3일 전 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 “아예 연락을 끊었다”는 희경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설명했다.
한편 문 후보 측은 “고 후보가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부덕을 공작 정치로 몰아가고 있다”며 2일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고 후보 측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