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75)이 지난 28일 심재륜 전 고검장(70·왼쪽)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의 고소는 지난 25일 심 전 고검장이 한 종합편성채널 시사 프로그램에서 한 얘기가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전 고검장은 지난 1991년 오대양 사건을 재수사하던 당시 법무부장관인 김 실장이 수사팀을 전격 교체한 것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심 전 고검장은 "전쟁 중일 때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 법인데 1991년 (오대양사건) 수사 지휘 사령탑으로 대전지검 차장검사였던 저는 물론 부장검사, 담당검사까지 새로 교체됐다. 수사에 쫓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 실장은 당시 영향력을 행사해서 구원파를 탄압한 게 아니고 무관심이라든가 방관 또는 어떤 면에서는 (수사팀에) 도움이 되지 않게 방해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대양 사건은 1987년 8월 오대양 공예품 공장에서 32명이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으로 수사당국은 집단 자살로 결론 내렸다.
이후 1991년 7월 20일 대전지검에서 오대양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자 법조계 선배인 김 실장이 전 검찰 간부이자 후배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