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서 은신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순천 서면 학구리 별장 '숲속의 추억'에 머물렀던 정황이 나왔다. 함께 수행했던 30대 여성에게서는 유병언 회장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적은 일기장 등이 나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수사 결과, 유병언 씨가 지난 3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빠져 나가 4일부터 25일까지 순천 소재 숲속의 별장에서 은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전남 지역 신도 대표 격인 추모 씨(60·구속)가 별장을 은신처로 마련했고,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3일 안성시에서 유 전 회장과 여비서 신모 씨(33·구속)를 벤틀리 승용차에 태워 4일 별장으로 데려다줬다는 것이다.
당시 검경 수색팀은 유병언 씨가 금수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 구원파 신도들과 금수원 진입을 놓고 한창 대치하던 상황이었다. 이재옥 이사장은 18일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할 당시 "여기서 한번 크게 소리를 지르면 (유 전 회장이) 혹시 나오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외쳐보실래요"라고 발언하며 검경을 조롱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의 연막작전에 휘말려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떠난 뒤 2주 이상 금수원 강제 진입에만 집착해 구원파와의 충돌을 피하는데에만 골몰, 유병언 씨의 행방을 전혀 감 잡지 못한 것이다.
유 전 회장의 도피에 동행한 신모 씨도 이런 수사 혼선에 일등공신이다. 그는 지난 25일 순천 별장에 검찰이 들이닥치자 영어로 저항하며, 미리 교육받은 듯 '성추행'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에게서 압수한 물품 가운데 유병언에 대한 흠모의 정 등 다양한 감정을 적은 영어 일기장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으로 미루어 두 사람이 도피 중 특별한 감정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외에 검경 수사관들은 별장에서 유병언 전 회장의 지문과 체액 등의 흔적을 발견했다. 발견된 체액이 묻은 휴지는 DNA 검사를 의뢰했다.
한편 검경은 유 회장이 순천에서 도주할 때 사용한 은색 EF쏘나타 차량에 대해 수배령을 내렸다. 더불어 장남 대균씨가 사전답사를 위해 순천 방문 시 사용한 벤틀리와 에쿠스 승용차에 대해서도 수배령이 내려졌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특정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