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시장 불황기엔 약세를 보여 경기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뱅크가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던 불황기에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그리고 양천구 등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성동구, 동작구, 용산구 등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해 불황에 강한 아파트는 한강변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수치에는 투자수요가 활발한 재건축 아파트는 제외돼 있어 강남권은 실수요도 아파트 매매할 때 경기에 민감히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이후 서울집값 월간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시점은 2000년 11월~12월과 10.29 대책 직후인 2003년 12월, 그리고 주택거래신고제가 위력을 떨친 2004년 8월~2005년 1월 등 모두 세 차례.
이중 1차 하락기인 지난 2000년 10월 서울집값은 평당 595.24만 원에서 두 달 후인 그해 12월 588.83만 원까지 떨어지며 -1.0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관악구(1.75%)와 성동구(1.03%), 구로구(0.30%) 등에서는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권은 양천구가 -1.70%로 하락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송파구와 서초구는 -1.51%의 하락세를 보이며 서울시 평균 하락폭(-1.08%)을 밑돌았다.
또 1가구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중과, 주택거래신고제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10.29대책'이 터져 나온 직후인 2003년 12월에는 전달 970.13만 원이던 서울 집값은 0.24%의 하락세를 보이며 967.85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송파구 집값은 0.93%의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고, 이 외에도 양천구(-0.76%), 중구(-0.63%), 강남구(-0.62%), 서초구(-0.62%) 등 주로 강남권이 '10.29대책 후폭풍'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종로구(1.52%)와 마포구(1.37%), 강북구(1.22%) 등은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0.29 후폭풍서 빗겨난 것으로 조사됐다.
불황의 늪이 6개월 가량 지속된 2004년 8월부터 2005년 1월까지도 강남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기간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평당 986.4만원에서 972.9만원으로 -1.36%의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강남권은 강남구가 3.97% 하락하는 등 서울시 평균의 배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도봉구(1.20%)와 동작구(1.07%), 용산구(0.35%) 등은 서울 집값 약세와 상관없이 '나 홀로 호시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취재팀장은 "강남 아파트는 실수요 위주인 일반 아파트 중대형평형의 경우도 투자수요가 적지않아 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며 "불황기엔 정석대로 교통 등 입지여건이 뛰어난 중형평형 아파트를 찾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