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오후 혼수상태에서 회복하면서 저체온 치료 이후 의식을 회복한 과거 사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쓰러진 후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11일 심장 스탠트 수술을 받았다. 이후 지난 13일엔 약 60시간에 걸쳐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
저체온 치료란 인체조직이 혈류공급이 재개되면 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을 32~33도로 낮춰 뇌·장기 등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저체온 치료를 받은 이 회장이 이날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향후 인지 회복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 과거 저체온 치료 후 의식을 회복한 국내 사례도 존재한다. 2011년 5월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난 프로축구 신영록 선수의 경우다.
당시 신영록은 경기 중 심장마비로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료진은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심장마비 후유증을 막기 위해 저체온 치료와 수면 치료를 진행했다. 저체온 치료는 뇌기능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신영록은 쓰러진 후 한 달 보름이나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몇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약 2달 이후 신영록은 기적처럼 깨어났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고난도의 재활치료도 시작했다. 의료진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일등공신으로 꼽지만, 저체온 치료 방법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2010년엔 체력 검정 도중 쓰러져 의식 불명에 빠젼던 50대 경찰관이 저체온 치료법을 통해 기적적으로 소생한 경우도 있다. 당사자인 박모 경위는 사고 당시 호흡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에 옮겨져 ‘임상적 사망’ 상태였다. 가천의대 길병원은 이에 저체온 치료를 적용, 박 경위의 뇌기능 저하를 줄이면서 의식 회복에 성공했다. 가천의대 길병원은 2002년 저체온 치료법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