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몽준 팽목항 방문…엇갈린 행보와 현지반응

입력 2014-05-15 00:49 수정 2014-05-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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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정몽준 팽목항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은 수행원 없이 혼자 진도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실종자 가족에게 외면을 받았고, 이후 기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몽준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두 후보의 현지 행보, 그리고 실종자 가족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4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는 경선에 승리한 직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수색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정몽준 후보는 오후 6시 15분께 팽목항에 도착한 뒤 상황실을 찾아가 수색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정몽준 후보는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천막을 들렀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 일행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 후보는 가족대책본부를 들어가려다 "가족이 아니면 들어오지 말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외침에 쫓겨나기도 했다. 앞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몽준 후보의 막내아들이 페이스북에 '국민 미개'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후 세월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데도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수십 개의 감시·감독기구가 유착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무엇이 부정부패인지에 대한 감각이 상실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원인과 결과를 제공한 우리가 당사자인데 무슨 할 말이 있겠냐. 죄인으로서 업보를 어떻게 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능력이 부족하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부정부패를 없애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팽목항을 찾아 유족을 위로한 뒤 기자들을 만났다. 정 후보는 안타까운 마음을 알리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늦은 저녁 박원순 서울시장도 팽목항을 깜짝 방문했다.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이날 박 시장은 저녁 8시 30분께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수행비서는 밖에 대기 중이었다. 혼자 체육관 안으로 들어온 박원순 시장은 실종자 가족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의 진도 방문은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물론 실종자 가족들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시장은 1시간 15분 가량 진도체육관에 있던 실종자 가족을 모두 만난 후 9시 45분쯤 체육관을 나서 팽목항으로 향했다.

박원순 시장은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을 만난 뒤 상황실 들러 근무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서울로 향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뒤늦게 박 시장을 발견하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말없이 차에 몸을 실었다.

정몽준 후보는 실종자 가족에게 외면 받았고 기자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수행원 없이 혼자서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과 조용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뒤늦게 박 시장의 방문을 확인한 기자들에게는 별다른 멘트를 남기지 않았다.

체육관에서 박원순 시장을 안내한 자원봉사자는 “박원순 시장이 사진에 찍히거나 언론에 공개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혼자 들어왔다”면서 “수행원도 모두 밖에서 기다리고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면서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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