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회, 전국부장 리포트 비판 성명 발표
MBC 기자회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분노의 슬픔을 넘어서'란 데스크 리포트와 관련해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내용의 성명을 12일 발표했다.
MBC 기자회 121명의 기자들은 12일 보도국 뉴스 게시판과 사내 자유발언대에 자사의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보도를 반성하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분노의 슬픔을 넘어서'란 데스크 리포트에 대해 비난의 소리를 모았다.
지난 7일 보도된 데스크 리포트에서 MBC 박상후 전국부장은 "잠수가 불가능하다는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라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리포트를 한 박상후 MBC 전국부장은 "실제로 지난달 24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며 "논란이 된 다이빙 벨 투입도 이때 결정됐고,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분노와 증오 그리고 조급증이 빚어낸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에 대해 여론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한국사회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MBC 전국부장 리포트에 비난을 퍼부었다.
MBC 기자회는 이날 성명에서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면서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 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다"면서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