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골프 시즌! 괴롭다, 학생 골퍼!”
골프 시즌이지만 학생 골퍼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각종 골프대회 출전은 물론 학업에도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 한해 대한골프협회(회장 허광수) 주관 학생 골프대회는 15개(전국체전 포함)로 모든 대회가 주말·휴일을 피해 평일에 열린다. 시·도 연맹 주관 대회까지 포함하면 20개가 훌쩍 넘지만 주말에 열리는 대회는 단 하나도 없다. 학생 선수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주말리그가 운영되는 고교야구와는 대조적이다.
대회 장소는 수도권 3개소를 비롯해 제주 3개소, 전남 3개소, 대전과 경북 각각 2개소로 전국적으로 분산 개최된다. 대회 기간은 평균 이틀에서 닷새로 이동 시간과 연습 라운드 등을 포함하면 일주일 동안 한 대회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
문제는 학생 선수들의 수업권이다. 골프 시즌인 3월부터 11월은 거의 매주 대회가 열려 등교 자체가 어렵다.
정승은 한국주니어골프협회 회장은 “학생 골프대회가 주말·휴일에 열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국내 골프장이 주말 장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수업권 보장이 강조되고 있지만 부킹 자체가 어려운 주말 골프장에서 학생 골프대회를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말했다.
3~4일 라운드가 지속되는 골프경기 특성상 해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회 기간이 주말·휴일에 걸쳐 있더라도 주중 라운드는 피할 수 없다. 결국 선수 개개인이 학업 병학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학업 병행은 꿈 같은 일이다.
그러나 골프선수의 수업 전폐는 타 종목에 비해 지나치게 너그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학생이 거의 없는 만큼 수업권 보장에 대해서도 관심 밖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나경우 PGA마스터는 “공부는 물론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 취득이 어렵지 않은 국내 교육환경에서는 공부하는 학생이 나올 수 없다”며 “교육제도가 개선되고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학생도 힘들게 학업을 병행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