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한진해운이 해외CB(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내건 풋옵션이 부메랑이 돼 날아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 및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7월 중 1602억원을 마련해 해외CB 풋옵션 행사분을 상환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1년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1596억3000만원 규모의 공모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4%, 사채만기일은 2016년 7월 20일이다.
올해 돌아오는 회사채에 대해선 신속인수제로, 장기, 단기차입금 8000억원에 대해서 은행권과 협의, 만기연장식의 롤오버 형식으로 부채부담을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해외CB풋옵션 행사분(1602억원)과 미차환금액(800억원)은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상황으로 한진해운 상환스케줄에 부담으로 보인다. 미차환금액이란 만기상환 회사채 중 회사채신속인수제로 지원받지 못하는 나머지 20%를 말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전체적은 자구책 안에서 상환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6월말까지 1.5억~2.5억불 수준의 CB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기존 차입금도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고정비용도 문제다. 고정비용에 해당하는 선박금융 및 금융리스 중 올해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55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 유지조항 위배에 따라 유동성 부채로 분류된 수준까지 따지면 선박금융 및 금융리스 상환액은 1조4500억원까지 치솟는다.
한진해운의 현금성자산은 현재 3874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성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자구책 모니터링으로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또 상환스케줄에 따른 대응력이 부족할 경우 신용등급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기평 관계자는“3월말 기준 현재 한진그룹의 자구계획 이행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선박 매각은 상당부분 이뤄졌지만 매각대금이 담보차입금 상황에 그쳐 유동성 확보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사옥매각, 노후선박 배각 , 국내외 터미널 지분 유동화 등 대부분의 자구계획의 성격상 채권단 내지 투자자의 동의, 금액 및 매각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과정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자금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게 기대하고 있는 지원(3조5000억원) 외에 국내외 터미널 지분 유동화, 보유 유가증권 및 노후선박 매각 등을 통해 88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을 세운바 있다.
이러한 상환스케줄에 따른 자구책이 늦어지면서 한진해운은 채권단 등에 대한 브리지론을 통해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 수익처인 선박, 항만 터미널 운영지분, 컨테이너 박스 등 영업자산을 처분할 경우, 사업경쟁력이 훼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자체 부채수준도 상당한 대한항공이 무리한 계열사 지원 부담으로 재무상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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