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20일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세월호의 교신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교신 녹취 파일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9시7분 진도VTS와 첫 교신을 취했다. 세월호는 3분 뒤인 9시10분 “우리가 기울어서 금방 넘어갈 것 같다”며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다급함을 알렸다.
세월호와 첫 교신한 진도VTS는 주변 선박들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이에 오전 9시14분 인근의 한 선박은 세월호에 대해 “좌현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접근이 어렵다”고 보고했고, 세월호 역시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교신했다.
9시17분에는 침몰 상황에 대한 자세한 묘사도 이어졌다. 세월호는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자켓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확인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브릿지에서 벽을 잡고 겨우 버티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월호가 사실상 반 이상 기울어져 본격적인 침수가 진행된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세월호는 9시23분부터 이후 약 6~7분간 진도VTS와 ‘구조가 가능하느냐’는 언급만 되풀이했다. 이어 9시37분, 진도VTS가 침수 상태를 묻자 “확인불가하고, 해경이나 상선들은 50m 근접해있으며, 좌현에 있는 사람만 탈출시도하고 있다. 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며 “배가 6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고 다급함을 알렸다.
이것이 세월호와 진도VTS의 마지막 교신이다. 이후 세월호는 진도VTS의 교신을 진행하지 못한 채 빠른 속도로 침몰돼 갔다. 이후 다급히 인근 선박들까지 구조에 나섰지만 결국 300명 가까운 승객을 태운 세월호 침몰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