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상관제센터(VTS)의 승객 탈출 지시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는 침몰 직전까지 “구조가 언제 되느냐”는 말만 반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초기 적극적인 승객 탈출보다도 구조만 기다렸던 세월호 측의 소극적인 대응 방법에 논란이 예상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0일 오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진도VTS와 세월호의 교신 음성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세월호는 침몰 전까지 제주VTS와 교신했으며, 이후 진도VTS는 해경의 구조 지시를 받고 교신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9시6분 진도VTS와 침몰 과정과 관련된 교신을 시작했다. 이후 양측은 오전 9시37분까지 약 31분간 11차례 직접적인 교신을 취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세월호는 오전 9시21분 교신에서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느냐. 오는데 얼마나 걸리느냐”라고 언급한 이후 9시22분에도 “해경이 오는데 얼마나 걸리느냐”며 진도VTS 측에 재차 물었다.
오전 9시23분 진도VTS는 “경비정 도착 15분 전이다. 방송해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라”고 다급히 세월호 측에 전달했다. 이에 세월호 측이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하자 진도VTS는 “방송이 안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세월호 측은 여전히 ‘구조가 되느냐’는 말만 반복했다. 세월호는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느냐”며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진도VTS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워라. 빨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진도VTS는 오전 9시25분 “세월호 인명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해 탈출시켜라. 우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이 최종 판단해 승객 탈출을 빨리 결정내려라”고 교신했다. 하지만 세월호 측은 9시26분 또 다시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여전히 구조 여부 물음만 되풀이했다.
이 같은 세월호 측의 구조 가능성에 대한 문의는 배 침몰 직전까지 이어졌다. 교신 파일에 따르면 세월호는 구조 여부를 묻는 데 약 6~7분의 시간을 소요한 셈이다. 이 시간에 세월호 측이 먼저 적극적인 승객 탈출 준비를 도왔다면 대규모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