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의 안일한 대처가 침몰된 세월호 침몰 사고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원래 선장은 1등 항해사 신모(47)씨였다. 하지만 당일 신씨의 휴가로 인해 2등 항해사인 이씨가 운항을 맡게 됐고, 사고 순간에는 3등 항해사였던 박모(여·26)씨가 운항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합수부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8시 52분 당시에는 입사한지 만 4개월된 3등 항해사 박씨가 조타실 키를 잡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가 한 달에 8차례 인천과 제주를 왕복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박씨의 세월호 운항 횟수는 고작 40회 남짓이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물살이 수시로 바뀌어서 타각을 계속해서 변경해야 한다”며 “짧은 경력을 가진 항해사가 이곳을 빠져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는 3급 항해사가 당직사관으로 조타를 맡는다”고 밝혔다. 이때 선장은 공고롭게도 휴식을 취하고 있던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선장은 최초 사고신고 후 10분도 채 안된 오전 9시께 기관실에 연락해 승무원들에게는 대피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같은 시각 승객에게는 방송을 통해 “객실에서 움직이라 말라”고 안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씨는 배에서 탈출해 해양경비정을 타고 현장을 빠져 나왔다.
선원법 10조에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과 승객이 모두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일 조사 결과 이씨가 가장 먼저 배에서 탈출한 것이 확인되면 선장으로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세월호가 변침에 의한 사고일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업무상 과실치사죄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