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중·일 실리콘밸리 삼국지 -배준호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4-04-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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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의 빅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실리콘밸리의 혁신 DNA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이 뜨겁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실리콘밸리 연구ㆍ개발(R&D)센터를 착공했다. 2년 전에는 구글에서 콘텐츠 사업을 총괄했던 데이비드 은을 영입해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부사장을 맡겼다. 삼성이 현지에 사무실을 열고 알토란 같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결과다.

일본에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해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을 인수하자마자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 모두 연고가 없는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열었다. 손 회장은 “세상의 중심이 실리콘밸리인데 왜 여기에 오지 않는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중국계 기업도 실리콘밸리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중국계 기업을 지원하는 화위안과학기술협회(HYSTA) 회원은 6000명이 넘으며 알리바바 바이두 야후 창업자가 지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이렇게 3국이 실리콘밸리 자양분 흡수에 나섰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리콘밸리의 자유분방한 문화와 아시아의 기업 풍토가 애초부터 합일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실리콘밸리의 삼성 현지 간부가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은 후에 입버릇처럼 “잡스는 이보다 더 어려웠다”며 부하들에게 단기간에 이루기 힘든 목표 달성을 강요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실 일본도 과거 소니 등 전자제품 메이커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에 진출했지만 이곳의 활력을 성장 원동력으로 삼는 데는 실패했다. 그만큼 문화가 다른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

그러나 이런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에 성공한 기업은 글로벌 IT업계의 판도는 물론 세계의 역사까지 바꿀 것이다. 생각해 보라. 생산에서 최강인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구글과 애플의 혁신까지 받아들이는 상황을. 우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오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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