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직업의 세계⑫] 골프해설위원, 그린 위 상황 쉽고 빠르게 전달

입력 2014-04-11 13:23 수정 2014-04-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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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ㆍ순발력ㆍ입담 필수… 방송 편당 평균 30만원 수준

▲유응열 해설위원.
“들어갑니다! 들어갑니다!”

지난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8번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김주연이 친 볼이 핀을 향해 굴러갔다. 당시 흥분한 해설위원은 “들어갑니다!”를 연발,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시 SBS골프채널 해설위원 유응열씨는 “해설위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있는 그대로 전달했어야 하는데 임팩트 순간 들어간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행히 볼은 컵에 들어갔고, 김주연은 US여자오픈 챔피언이 됐다”고 말했다.

골프해설위원은 TV·라디오 등 대중매체를 통해 골프경기를 진행하는 캐스터와 함께 준비한 자료 및 데이터를 소개하거나 실시간 발생하는 경기 상황을 쉽고 빠르게 설명해야 하는 업무다.

경기 흐름과 스윙분석·심리·데이터 분석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하는 만큼 다방면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순발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만큼 주의점도 많다. 특히 있는 그대로 보이는 현상만을 설명해야 한다. 사심이나 예측성 해설은 금물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는 않다. 대부분 프로골퍼 출신으로 최근에는 실력과 입담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갈수록 무한경쟁을 예고한다.

유응열 위원은 “골프해설위원은 4가지 타입이 있다. 경기 흐름을 잘 읽는 선수 출신과 심리 분석이 탁월한 교수, 데이터 분석이 뛰어난 기자, 스윙분석이 뛰어난 프로골퍼다. 충실한 골프해설을 위해서는 4가지를 모두 갖춰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소개했다.

유응열 위원은 또 “프로골퍼만큼 실전 경험을 쌓고, 교수만큼 연구하고, 기자만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해설자의 능력은 곧 시청률이다. 따라서 대중으로부터 평가받는 혹독한 직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언어 전달 능력이 중요하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달 능력 부족으로 중도 하차하는 해설위원도 적지 않다.

유응열 위원은 “언어의 완급 조절이 중요하다. 화면이 바뀌면 이야기의 화제도 바뀌어야 한다. 이미 지나간 장면을 놓고 말을 이어가는 것은 좋지 않은 해설”이라며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짧고 힘 있는 해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원이 많지 않은 만큼 바늘구멍이다. 유응열 위원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이 아는 것을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풀이하는 일은 상당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명성만큼 수입은 보장되지 않는다. 유명 해설위원은 방송국과 1년 이상 장기 계약도 하지만, 대부분 프로그램당 일정 금액을 받는다. 편당 방송료는 25만~30만원으로 수입보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해설위원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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