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계절이다. 까칠해진 입맛은 웬만한 음식엔 눈길조차 주려 하지 않는다. “어디 색다른 요리 없을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나른한 봄기운 속 잃어버린 입맛을 사로잡는 지역 특산물도 있다. 경남 창원에는 미더덕이 제철을 맞았다. 향이 독특하고 입안 가득 퍼지는 향이 일품인 미더덕은 ‘바다에서 나는 더덕’과 같다고 해서 미더덕이라 불린다. 특히 미더덕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해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예방, 학습기능 향상, 항암작용, 노화억제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는 미더덕 제철에 맞춰 창원진동 미더덕축제를 개최한다. 11일부터 사흘간 창원진동 광암항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창원 미더덕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제주 우도는 소라 제철을 맞아 우도소라축제를 개최한다.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소라잡기 대회, 도전 나도 해녀, 소라올림픽 등 우도의 신선한 소라를 맛보며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우도 올레길을 걸으며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우도사랑 걷기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딸기도 제철을 맞아 경기 양평과 충남 논산에서 딸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특히 5월 31일까지 열리는 양평딸기축제는 제철 맞은 딸기를 직접 따서 먹거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가족 및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다. 축제는 13개 농촌체험마을 중에 원하는 곳을 골라 딸기밭 체험과 딸기 비누·만두 만들기, 고무줄 총 만들기, 보리개떡 만들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 인근 대천항에서는 꽃게잡이가 한창이다.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어획되는 꽃게는 봄철 최고의 수산물로 손꼽힌다. 특히 양분이 풍부한 천수만 지역에서 잡히기 때문에 살이 통통하고 껍질이 단단하며 청록색의 윤기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변에는 꽃게탕, 간장게장, 양념게장 등 꽃게요리전문점이 즐비하다.
북쪽에 위치한 오천항에는 보령8미 중 하나인 간재미가 제철을 맞고 있다. ‘갱개미’로도 불리는 간재미는 생김새가 가오리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고 맛도 홍어에 견줄만한 심해성 어종이다. 특히 3~4월에는 뼈가 부드러워 먹기 좋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경남 통영에는 도다리쑥국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3~4월 봄 도다리는 살이 사르르 녹을 만큼 부드러워 짙은 쑥갓과 함께 이상적인 궁합을 연출한다. 부드러운 도다리와 쑥갓 향의 오묘한 조화가 일품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봄 도다리는 봄철 대표 식재료로 자리를 굳힌지 오래다. 매년 이맘 때면 도다리쑥국을 맛보기 위해 경남 통영항 주변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