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예가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대한항공 분할과정을 거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나눠졌으며 이후 순환출자 고리에 있는 다른 계열사들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가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향후 한진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한진칼과 정석기업 합병’, 또는 ‘정석기업과 한진 합병’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자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한진칼과 정석기업 합병이 이뤄질 경우 한진그룹은 순환출자가 완전히 해소된다.
롯데그룹도 최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건설·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상사 등 총 6개 계열사가 최근 보유하고 있던 호텔롯데의 지분을 모두 계열사인 바이더웨이에 매각했다. 호텔롯데가 지난해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흡수합병하며 발생했던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한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당시 “호텔롯데가 다수의 계열사에 출자한 상황에서 상호출자 관계가 아니면서도 자금 여력이 있는 계열사에 해당 지분을 매입하도록 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바이더웨이가 호텔롯데의 새로운 주주가 됐다.
10대 그룹은 아니지만 한솔그룹도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됐던 지주사 전환을 현재 재추진 중이다. 한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와 한솔CSN은 한솔홀딩스(가칭)를 설립한 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한솔제지와 한솔CSN을 각각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 두 곳을 합병해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를 세우는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이유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큰 배경이 됐지만,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으로 경영 효율성을 증대해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