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영종도에는 굵직굵직한 개발계획은 많았지만 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 영종하늘도시 아파트와 주상복합 용지는 4년째 잡풀만 무성해 ‘유령도시’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일부 아파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수천만원 붙으면서 계약자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집단으로 계약해지 소송을 하는 등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영종도는 앞으로 카지노 개발을 계기로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리포&시저스(LOCZ) 국내 진출 허가… 지역사회 ‘환영’ = 1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미국계 합작사인 LOCZ코리아(리포&시저스 컨소시엄)가 제출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전용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 청구 건에 대해 사전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위원회의 심사 결과 등을 참고해 청구인에게 최종 ‘적합’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외국계 자본에게 카지노 라이선스를 내준 첫 사례다.
이에 인천 지역사회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진출이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영종도 발전에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이번에 허가된 LOCZ, 카지노시설을 증설 이전하는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영종도를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샌즈로 만들 것”이라며 “영종도가 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우뚝 서 국가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영성 인천도시공사 사장도 “복합리조트가 미단시티 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이어져 침체한 영종도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카지노 유치를 기점으로 신규 투자 유치에 전력해 도시공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인천 운북동에 사는 한 주민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개발 계획들이 모조리 취소되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이제라도 카지노 개발 계획이 통과돼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집값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카지노 유치는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며 “이번엔 허가가 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몇 달간 부동산을 보러 오는 외지인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미단시티 카지노 2018년 개장… 추가 허가 기대감 높아 = LOCZ는 작년 1월 카지노업 사전심사를 청구했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국제금융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 사이에 영종도 카지노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만 갔고, 결국 작년 5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부지 옆 업무용지 1필지가 국내 사업자에게 처음으로 팔렸다. 이후 부지 매각 계약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현재 미단시티 부지 58필지 가운데 38필지에 대한 매각이 완료됐다. 매각 수익은 약 5500억원에 이른다.
LOCZ코리아에 따르면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는 2018년 4월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최대 규모인 7700㎡ 규모로 개장할 예정이다. 공사 기간인 2014∼2018년까지 총 8000여명의 고용효과를 거두게 되고 2020년에는 8900억원의 관광 수입 창출이 기대된다.
이번 미단시티 허가를 계기로 다른 외국계 자본의 영종도 카지노 개발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MGM, WYNN 등 국내외 업체들이 앞다퉈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규모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약 1조9000억원,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약 5조600억원에 달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카오는 집객효과 및 적절한 확장을 통해 성장했으며 영종도 성장이 마카오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약 4개의 카지노가 영종도에서 영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2020년에는 대략 2조5000억원의 카지노 매출액이 영종도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