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인생]이시형 박사 “지하철 돈 내고 타는 내가 자랑스럽다”

입력 2014-03-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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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가 100세 시대를 대비할 ‘내공’ 쌓는 법을 공개했다.

이 박사는 지난 12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인생 내공’ 출간기념 저자강연회에서 지난해 100세를 넘어선 사람이 1200명에 달하는 등 ‘100세 시대’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는데도 한국 사람들의 준비는 미흡하기만하다고 역설했다.

이 박사는 ‘100세까지 5대 건강 목표’를 제시했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야 되고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현역으로 뛸 수 있어야 되고 △병원에 안 가도 되는 사람이어야 되고 △우아하고 섹시하고 멋있게 살아야 된다

이 박사는 “나도 섹시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남녀가 만나면 설렘이 있어야 한다. 설렘이 있도록 자기를 잘 다듬어야 한다. 상대방은 설렘이 전혀 없는데 나만 설렘이 나서야 되겠나”라고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기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습관도 제시했다. 식사습관으로는 건강한 한식으로 하루 세끼를 덜 달게, 덜 짜게,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시키는 데 20분이 걸리는데 한국사람 평균 식사시간 10분이 안된다. 하루에 3끼를 먹어야 한다. 적정량을 먹고 때로는 약간 배고픈 기분이 나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야 한다. 장수유전자는 약간 덜먹어야 활성화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 11년을 병을 앓다가 죽는다. 중풍 환자 때문이다. 짜게 먹어서 그렇다. 참 고맙게도 싱겁게 먹는 습관이 제일 빨리 바뀐다. 정제가 된 것은 해롭다. 바나나나 흑설탕, 꿀은 괜찮다.”

운동습관으로는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을 통해 근육단련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근육단련을 하루 3번 꼭 해야 100세까지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

그는 “저는 모든 계단을 걸어 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나를 건강하게 만들었다”며 “매일 30분을 걸어야 한다. 30분을 한꺼번에 걷지 않아도 된다. 지하철에서는 손잡이 잡지 말고 균형운동을 해야 한다. 노인들 넘어져서 의료비로 1년에 6조원이 들어간다. 지하철 경로석 없애자고 했다가 영감들에 맞아 죽을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몸을 따뜻이 해야 한다. 여자는 체온이 35도가 안되는 사람이 절반이다. 산소가 부족하거나 저체온이 암을 만든다. 따뜻하게 옷을 입고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한다.”

이 박사는 항상 현역이라는 생각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은 인생의 후반기에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지하철의 유료승객이다. 지하철을 공짜로 탈만한 배포가 없다. 지하철을 돈 내고 타는데 자부심 느낀다. 성균관대 퇴임식에도 안 갔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쫓겨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평생 현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퇴 후 식당과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제일 많이 한다. 3년 내로 95%가 문을 닫는다. 식당을 하려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회사에 있을 때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전반전이 끝나기 10년 전에 준비해야 한다. 식당에 접시닦이부터 주방장을 배워야 한다. 식당하면 주방장의 횡포 때문에 망한다. 자기가 주방장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자살률이 높다“며 ”한국 사람들은 은퇴에 대한 준비가 없다.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55세가 넘어 정년퇴직을 하면 사회적으로 노인이라고는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아직 청년이다. 일본은 80이 넘어야 노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얼마 전 자신이 제일 못하는 분야인 미술공부를 시작했다며 나이가 들었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일 못하는 게 그림이었다. 제가 80살에 새로운 걸 했다는 사실과 정신을 잘 받아드리시라. 100세 시대에는 90살까지 배워야 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퇴근부터 출근까지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퇴근에서 출근까지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된다. 나는 늘 4시 반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연구를 한다. 이번에 내놓은 인생내공이 75번째 책이다. 50세에 처녀작 ‘배짱으로 삽시다’를 썼다.”

이 자리에는 20~30대를 비롯해 5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지호 기자 : jh@bravo-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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