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성지주는 자회사 캠브리지로부터 200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다고 밝혔다. 대성지주 관계자는 “그룹이 보유한 유가증권 주식을 담보로 캠브리지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면서도“어느 계열사의 지분을, 얼마나 담보로 맡겼는지는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성지주가 캠브리지에 손을 벌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지난해처럼 대성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대성산업 지분을 캠브리지에 매각한 뒤 그 자금을 대성산업에 빌려줬거나, 최근 주가가 오른 대성지주 자사주를 담보로 캠브리지로부터 돈을 차입해 대성산업 구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성그룹의 장남 김영대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성지주는 대성산업으로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104억원, 차입금은 2011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였음에도 2013년 말 기준 1조5173만원에 달한다. 지주사와 대성산업가스 지원을 받으며 자회사 및 자산등을 매각중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성지주의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와 캠브리지는 모두 외국 법인과 합작한 회사로, 이들을 동원해 대성산업을 지원하려면 외국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성지주가 대성산업가스 주주 프랑스에어리퀴드를 설득하기 위해 대성산업 지분을 담보로 캠브리지에 돈을 빌려 시간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에어리퀴드가 내켜하지 않아 이번에 캠브리지로부터 자금을 빌렸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성지주가 최근 많이 어려워서 자회사도 팔고 지배구조도 정리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사정이 더 나은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가져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 대성지주가 자금을 수혈하고 계열사 대성산업가스 선에서 대성산업의 위기를 관리했으나 아예 캠브리지로부터 자금을 빌려왔다는 것이다.
대성지주 관계자는 “일본캠브리지필터가 대성합동지주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에 차입이 이뤄진 것”이라며 “더 자세한 상황은 언급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캠브리지는 고성능 에어필터 제조업체로, 대성지주와 일본캠브리지필터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했다. 10년(2003~2012) 연속 흑자를 냈으며 외부 차입금이 0원이다. 최근 5년(2008~2012) 간 평균 매출액은 171억원, 평균 영업이익 24억원, 당기순이익 22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