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제적된 학생, 시위진압에 나섰다가 부상으로 투병 중 숨진 학생. 이들은 ‘시대의 아픔’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남대는 오는 26일 치르는 학위수여식에 최철(62)씨와 지난해 11월 사망한 김인원 의경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1974년 이 대학 농과대학 농업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다. 민청학련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반대해 전국적으로 일어난 학생시위로, 최씨는 당시 학우들과 함께 구속됐고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이후 최씨는 2009년 재심을 통해 사법부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 대학에서도 40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김 의경은 1995년 여수수산대학교(현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해양생산학과에 입학한 뒤 의경으로 입대했다. 전남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으로 복무하던 중 그해 6월 시위진압에 나섰다가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광주 보훈병원에서 17년간 의식불명 상태로 투병생활을 해왔지만 지난해 11월 15일 결국 사망했다. 정부는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고 명예경찰로 임용했다. 대학도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이들의 비극은 암울했던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체제가 가져온 시대의 아픔”이라며 “이번 명예졸업장 수여가 두 분과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