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수년간 장기침체로 시장 체력이 약해져있는 만큼 최근의 분위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시장 거래량 늘고 가격도 강보합 지속= 최근 국토교통부(국토부)가 발표한 '2014년 1월 주택 매매거래 동향 및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총 주택 거래량은 5만8846건으로 전년동기(2만7070건) 대비 117.4%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1월 평균치인 4만3200여건과 비교해도 36.6% 늘어난 수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구입을 유도할 수 있는 금융환경 개선과 취득세 같은 완화책들이 연결되면서 시장 회복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매매거래는 봄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거래량이 늘어나자 집값도 강보합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도 0.07%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가 0.5% 오르며 서울지역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실제 강남 개포 주공2, 3단지는 지난 일주일새 500만-3500만원이 올랐다. 오는 3~4월경에는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가격을 높이고 있다. 주민총회를 앞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2000만원 올랐다. 강동은 둔촌주공1,4단지가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강남구 D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단지부터 매수자 우위시장이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바뀌고 있으며, 단기상승에도 불구하고 추격매수가 이어지며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어 확실히 이전과 다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경매시장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낙찰가 총액은 약 3632억3410만원으로 1월 기준 지난 2010년(약 3840억7280만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지난달 83.32%로 2011년 8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 역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평균 입찰자수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7.05명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심리변화가 회복세 견인=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가 주택시장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과 규제 완화가 올해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77주째 상승하면서 전세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진 데 따라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매매시장 회복의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한 1월 전국 부동산시장(주택과 토지) 소비심리지수는 124.7로 전월(113.0) 대비 11.7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은 125.5로 전월 대비 14.2포인트, 비수도권은 123.6으로 8.6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12월까진 보합 국면이었던 수도권 및 전국 지수도 모두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 소비심리지수는 수준에 따라 하강(0∼94), 보합(95∼114), 상승(115∼200) 국면으로 나뉜다. 또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지역별로 7∼11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분양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2.27대 1로 청약 완판을 기록했고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부산 '사직역 삼정그린코아'와 대구 '월성 협성휴포레' 등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연이어 나왔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주택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있고 규제완화로 수요층이 넓어졌다"며 "적정한 분양가만 책정한다면 강남권, 위례신도시, 세종시 등 유망지역 새 아파트엔 사람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회복세는 경과 지켜봐야= 주택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단 시장이 분위기를 탔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다만 시장체력이 약해 구매심리 확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지난 2011년 반짝 회복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매맷값 대비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도권 매매 거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라며 "본격 회복세로 접어드는지 여부는 1분기가 지나봐야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불확실성이 아직도 높아 저리의 대출이라고 해도 집을 사 빚을 늘리는데 뒷감당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을 본 후에 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