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향한 ‘구애’가 뜨거워지고 있다.
창당 작업에 본격 착수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은 6월 지방선거에서 김 교육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교육감이 도지사에 출마하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일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김 교육감으로선 교육감 3선 도전과 도지사 출마를 놓고 고심에 빠진 셈이다.
17일 저녁, 김 교육감이 서울 코엑스에서 연 출판기념회에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 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이 같은 야권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끝낸 뒤 저녁에 김 교육감을 찾아 축사를 했다. 김 대표는 당초 참석 일정이 없었지만 부랴부랴 스케줄을 짜 방문했다. 마침 자리 배치도 김 교육감을 사이에 두고 김 대표와 안 의원이 양 옆에 배석해 ‘치열한 구애경쟁’을 보여줬다.
축사를 두고도 김 대표와 안 의원의 방점이 달랐다. 김 대표는 “김 교육감의 지난 5년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교육이 가능하다는 걸 충분히 보여준 5년이었다”며 “김 교육감이 등장하고 혁신 학교를 보면서 ‘우리 교육에도 희망이 있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많은 이들이 하게 됐다”며 추켜세웠다.
안 의원은 “기득권이 만들어가는 틀을 앞장서서 고치려는 시도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얼마나 온갖 방해와 음해가 널려있는 길인지를 잘 알고 있다”며 “그 점에서 제가 가야할 길, 그리고 김 교육감이 가고 계신 길이 다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의 출마여부에 대해 “아직은 마음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그런 사안에 대한 것을 3월 초에 판단해서 말씀드리겠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교육감이 민주당과 안 의원의 경쟁 구도 속에 ‘몸값’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청 관계자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와 지지자, 시민 등 2000여명이 몰려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