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는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승희는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지만 엘리스 크리스티와 아리아나 폰타나가 2위 싸움을 펼치며 충돌하는 과정에서 밀려 넘어져 단숨에 1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결국 크리스티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확정짓긴 했지만 금메달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단숨에 최하위로 떨어졌고 동메달을 확정짓기까지 마음을 크게 졸여야 했다.
상황이 억울할 수도 있지만 박승희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뒤에 충돌이 있었는데 (나까지)살짝 건드렸다"면서 "이미 끝난거라 후회는 없는데 안타깝다"고 밝혀 팬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다.
여자 500m는 쇼트트랙 강국 한국에게도 쉽지 않은 종목이다. 그간 한국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전이경이 동메달을 따낸 것이 가장 최근의 메달이었을 정도로 오랫동안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당시에도 전이경은 파이널A가 아닌 파이널B에서 1위를 차지했고 파이널A에서 두 명의 선수들이 실격과 기권 등으로 순위 밖으로 밀리면서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획득했던 바 있다.
비록 아쉬움이 크게 남는 억울한 동메달이었지만 박승희로서는 무려 16년만에 500m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억울한 동메달이었지만 금메달 못지 않은 값진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