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경선이 빅매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우여 대표는 정몽준 의원에 이어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의원 등과 잇달아 면담을 갖고 경선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당사자들도 출마 결심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6일 김 전 총리와 오찬을 갖고 경선 참여를 적극 권유할 계획이다. 앞서 김 전 총리는 5일 서울 서초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지도부를) 조만간 만나 이야기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결과를) 밖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회동에서 얘기가 진전되면 김 전 총리는 예정대로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당초 계획한 4월보다 앞당겨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특히 당에서 전략공천을 받지 못하더라도 지도부의 후원이 있다면 경선에 참여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의원도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직후 황 대표를 따로 만나 30여 분간 서울시장 선거 출마 문제를 논의했다. 정 의원은 황 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뒤 “황 대표가 저에게 (출마 의사를) 물어서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면서 “내가 박원순 시장보다 더 새로운 관점에서 서울시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달 중 출마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너무 늦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만 했다. 김 전 총리와의 경선 여부에 대해선 “출마 여부를 정하고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출마 걸림돌로 지적돼 온 주식 백지신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가 (출마를) 하는 데 무슨 제도적 어려움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지분을 10.1%(1조6979억원)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공직자윤리법은 본인과 가족이 3000만원을 초과해 보유한 주식에 대해 직무 연관성에 따라 공직 취임 후 한 달 이내에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한 후 60일 이내에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 측은 현대중공업이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만큼 서울시장 직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황 대표는 오는 11일 출마선언을 앞두고 일찌감치 바람몰이에 나선 이혜훈 최고위원도 만날 예정이다. 이 최고위원 측은 “이 최고위원이 ‘친박’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데다 당내 지지세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어 경선이 벌어지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서울시장 후보경선을 실시할 경우 여론조사 컷오프를 통해 1차적으로 후보를 추려낸 뒤 2차로 본격적인 경선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새누리당 내에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김충환 전 의원 한 명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