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속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28일 중구 소공동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의 경제상황이 예상치 못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움직이는 방향은 어느 정도 다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4.1% 성장했고 4분기에는 3.3% 정도로 전망됐다”며 “이렇게 되면 이번 테이퍼링 속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인 차원에서 진행됐던 규제·개혁정책은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앞으로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려면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기업투자 △장기투자 △고용창출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한편에선 디플레 우려가 있었고 다른 한편에선 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위기 마무리 과정에서 어떤 곳은 과열되고 어떤 곳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인데,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가 성장한다고 보고 다른 나라들은 항상 경계하고 주의력을 가지면서 경제운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 송의영 서강대 교수,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 윤택 서울대 교수가 참석해 최근의 경제동향과 향후 전망, 주요 현안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꾸준한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경기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러한 여건이 각 경제부문 간의 선순환 흐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엔화 약세에 따라 일부 업종 및 지역에서 일본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가격경쟁력 향상,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울러 글로벌 아웃소싱이 확대되면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