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 브랜드들이 백화점이 아닌 ‘프리미엄 아웃렛’에 입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을 향한 패션 브랜드의 사랑이 ‘아웃렛’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아웃렛 마진이 백화점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패션업체들이 더 이상 백화점에 목 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패션 제일모직,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의 패션업체가 주요 브랜드들을 아웃렛에 입점시키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아웃렛 기준 이들 ‘빅4’의 평균 입점 수는 LG패션과 제일모직 10개, 신세계인터내셔날 8개, 한섬 5개 등이다.
국내 프리미엄 아웃렛 점포는 롯데쇼핑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중점적으로 출점하고 있어 각 계열 패션업체의 비중도 높다. 실제 롯데 아웃렛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브랜드의 비중이 낮지만, 신세계 아웃렛에서는 높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현대백화점이 아웃렛 사업에 첫 진출하면서 계열사 한섬의 브랜드의 입점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가 가진 프리미엄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패션업체들이 더욱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업체들이 아웃렛 입점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웃렛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반면에 백화점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의류를 구입하는 장소가 과거 백화점에서 아웃렛으로 이동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쇼핑몰 출점도 아웃렛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4개의 대형 아웃렛이 오픈했다. 내년까지 계획된 프리미엄 아웃렛 출점은 롯데 2개점, 신세계 1개점(확장 오픈), 현대 2개점 등이다.
아웃렛은 백화점이나 제조업체에서 자사 제품 또는 직매입한 상품을 정상 판매한 뒤 남은 비인기상품, 하자상품, 재고상품을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통상 백화점보다 적게는 20~30%, 많게는 50~70%를 할인 판매한다.
그러나 실제 패션회사에 귀속되는 영업이익은 수수료 때문에 아웃렛과 백화점과 큰 차이가 없다. 백화점에서 의류 수수료율은 통상 30% 수준인 반면, 아웃렛에서의 의류 판매 수수료율은 5~10%에 불과하다.
LIG투자증권 측은 “아웃렛은 백화점에 비해 수수료율과 인테리어 비용, 상각비가 낮고, 인건비를 비롯한 판관비용 역시 적다”면서 “결과적으로 아웃렛과 백화점의 의류 마진 역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보다 뛰어난 재고관리도 아웃렛의 강점으로 꼽힌다. 의류 브랜드는 재고가 쌓이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덩달아 할인 판매에 따른 원가율이 하락하면서 손실을 입게 된다. 즉 높은 수준의 재고는 회사의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렛은 패션업체들의 재고를 소진시켜 줄 수 있는 강력한 유통채널로 성장했다”면서 “재고 처리를 통해 재고 자산을 줄일 수 있어 백화점보다 아웃렛에 입점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